☆일상

친구라고 하기에는 너무 먼 당신..ㅡ.ㅡ;

작은 소망 2006. 9. 26. 17:55


어제 저녁..
친구이자 그리고 내친구의 첫사랑인 ..
지금은 부산 조그만한 절에 스님이 되신 분의 문자가 왔다
"보살님 저내일 해평도리사 갈일이 생겼는데 잠시 볼수 있을까요?"
"어? 스님..무슨일로? 몇시에 오는데?"
"새벽에 출발해서 아침 8시30분 정도면 끝날거 같은데요 너무 이른가요?"
"아무리 이른시간이라도 얼굴 못본지 5년넘었는데 만나야지요^^"


그래놓고는 아침에 잊어 버렸다
9시쯤 문자 들어왔다
"일이 좀 늦게 끝날거 같은데 너무 많이 기다리게 하는거 아닌가요?"
흐미야 집에서 출발도 안했는데 큰일이다 싶어서 대충 화장하고
머리도 못감고 올린머리한체로 열나 밟고 도리사 도착..
다행이 업무가 끝나지 않으셨다


혼자 절근처를 돌면서 도토리 주워서 이쁘게 디스플레이하고
사진찍고 있는데..
뒤에서 누군가가 그런가
"가지고 가면 안됩니다 가지고 가시면 벌금 물어야합니다"
소리나는 쪽으로 고개 돌렸는데..
이젠 정말 스님냄새가 물씬풍기는 친구라고 하기엔..너무 먼..그분이? 웃고있다


친구 절에 들어가던날..
이친구의 첫사랑인 친구..
그래 넌 절로가라 난 수녀원으로 갈것이다 그러고는
수녀원 들어가더니만 3년이 지난뒤 어느날 수녀원에서 나와서
선봐서 결혼해버렸다ㅡㅡ;
지금 아주 잘살고있다
안부가 궁금할거 같아서 말해줬더니만..싱긋웃는다

공양할 시간인데 그냥 가면 안된다고 해서 밥먹었다
잠시 손씻으려 간사이 먼저 먹을수도 없구 할일이 없어서 한장 찍었다
남기면 안되는걸 알기에..
먼길 오신 스님 많이 드시라고 듬뿍 덜어줬다..^^;


주차장으로 내려오면서 오란씨병 발견..
이거 요즘 볼수 없는 병인데...
그냥 지나가면 아쉬울거 같아서 한장 담았다^^;



주차장 입구에서 묵팔는 할머니..
배는 부른데 할머니의 정겨운 풍경이 좋아서 사먹자고 했다
할머니 사진 찍어도 되요?라고 물어봤더니만
"못난 나를 찍어서 뭐하라꼬?그라도 나가 아가씨 나이때는 한미모했다 아이가 "
"지금도 고우세요"
"사실은 울며느리가 사준 화장품 열심히 바른다 아이가 그러니 곱지 참말로 곱지?"
그러시더니 참기름 듬뿍 넣어서 묵을 무쳐 주셨다
(흠..할머니 사진 찍고 있는데 한수 생각이 났다ㅡ.ㅡ;ㅋㅋ)



짧은 4시간 동안의 친구라고 하기에는 너무 먼 스님과의 데이트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 오는길..
스님의 평온해 보이시던 미소가 내가슴속에 비집고 들어온다
그토록 총명했던 눈이 촛점을 잃어버렸다고
머리속에 모든 잡념을 버리고 편안해지기를 바란다는 스님의 말씀처럼
지금 이순간은 스님의 미소만으로도 한동안은 평온해질거 같다..